세 여자와 아름다운 동행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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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를 위해 시작(詩作)하다

[아빠의 자작시2] 아버지

생각이 날다 2023. 8. 11. 15:37

 

딸이 아버지를 보지 못해 아쉽다.

   [자작2]

           아 버 지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飛 想 

아버지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으셨다

이 세상 제일 부지런한 당신이

해질 무렵까지 게으름을 피시는 건

배추밭을 묵정 밭으로 두시는 건

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 

 

칠 남매 건사하고

다들 번듯하게 밥벌이하는데

굳이 팔십 나이 본인까지 나서는 것이

남들 보기에 꽤나 미안하셨던 게다

그래서 가을 오고 찬바람 시작한 날부터

일부러 바깥출입도 줄이셨던 거다 

 

겨울 오면 장가 안 간 막둥이도 사십이라는데

제 놈 희끗해질 머리 가닥 죄스러워할까

아들 눈을 먼저 맞추시지 못하셨던 거다 

 

어머니 마른 눈물자국 따라

올 여름 계곡처럼

쉽게 차고 쉽게 빠졌을 그 철없던 젊은 시절이

아버지는 차마 부끄러우셨던 거다

 

그래서 오늘도 뜨겁게 누워

석양을 그렇게도

오래 바라보시는 거다